갑상선기능저하증 (운동, 체중관리, 다이어트)
몸이 이유 없이 붓고, 살이 찌고, 하루 종일 피곤한데 식욕은 없는 상태.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그냥 스트레스 탓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배가 너무 불룩해져서 주변에서 임신한 줄 알았다는 말을 들었고, 그제야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진단을 받은 건 그 직후였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20년 동안 겪으며 깨달은 것들
갑상선 기능 저하증(hypothyroidism)이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양이 부족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진대사 전반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몸 전체가 느려집니다. 체중이 늘고, 부종이 생기고, 기운이 없어집니다. 저는 아이를 혼자 낳고 나서 이 진단을 받았는데, 그때는 내 삶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은 몰랐습니다. 20년 전 일입니다.
그 20년 동안 통제 불능 상태가 여러 번 찾아왔습니다. 레보티록신(levothyroxine), 흔히 '레보'라고 부르는 갑상선 호르몬 보충제를 복용해왔는데, 균형이 맞았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수치가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고, 그때마다 용량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의사를 만났지만,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약을 제때 먹지 않았을 때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낮잠 없이는 하루를 버티기가 어려웠고, 몸이 그냥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마침 코로나가 시작되던 시기와 겹쳐서 처음엔 단순히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 때문인 줄만 알았습니다. 증상을 직접 검색해보고 피 검사 전에 제가 먼저 진단을 내렸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을 소진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TSH(갑상선자극호르몬)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혈액 검사에서 이 수치가 높으면 갑상선이 충분히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제 수치는 오랫동안 정상 범위 밖에 있었고, 약 용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이 그 증거였습니다. 갑상선이 점점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그 사실이 가볍지 않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단순히 피곤한 병이 아닙니다. 우울증, 만성 피로, 부종, 체중 증가가 한꺼번에 옵니다. 저는 원래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정신적 타격이 큰 질환입니다. 미국갑상선학회(American Thyroid Association)에서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우울, 인지 기능 저하, 심혈관 기능 이상과 연관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건 의지 문제가 아닙니다.
다이어트와 요오드에 대한 오해, 실제와 얼마나 다를까
갑상선 환자는 해조류나 요오드(iodine)가 들어간 음식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요오드란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미네랄로, 김, 다시마, 미역 같은 해조류와 젓갈, 해산물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 환자에게 해롭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그리고 의학적으로도, 일반 식사에서 섭취하는 수준의 요오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과다 섭취했을 때만 영향이 생깁니다.
오히려 저하증 환자에게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저하증이 생기면 체중은 늘지만 식욕은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사량이 줄어든 게 아니라 질환 자체가 체중을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칼로리를 줄이는 방식은 맞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걸 몰라서 먹는 걸 더 줄이려다가 오히려 더 힘들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갑상선 질환 환자의 체중 관리에서 핵심은 음식 조절보다 질환 치료 자체입니다.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식이요법이나 운동이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아래는 저하증 환자가 다이어트 접근 방식에서 자주 혼동하는 부분을 정리한 것입니다.
- 체중 증가의 원인이 과식이라고 오해한다 → 저하증에서의 체중 증가는 대사 저하와 부종이 원인이므로 칼로리 제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 해조류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일상적인 식사 수준의 요오드 섭취는 문제가 없습니다. 요오드 보충제나 대량 섭취가 문제입니다.
- 치료 전에 다이어트를 먼저 시작한다 → 호르몬 수치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다이어트는 효과가 없고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 운동을 아예 못 한다고 생각한다 →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된 후라면 가벼운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잘못 알려진 생각 | 실제로는? |
|---|---|
| 🍚 체중 증가는 과식을 해서 생긴다. |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대사 저하와 부종이 주요 원인입니다. 단순히 칼로리만 줄인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
| 🌿 해조류는 무조건 끊어야 한다. | 일상적인 식사에서 먹는 해조류는 대부분 괜찮습니다. 다만 요오드 보충제나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합니다. |
| ⚖️ 치료보다 다이어트를 먼저 해야 한다. | 먼저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전 무리한 다이어트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
| 🏃 운동하면 안 된다. |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걷기, 자전거 타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 한눈에 정리!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무조건 굶거나 운동을 피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정확한 치료와 함께 올바른 식습관,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항진증(hyperthyroidism)의 경우는 또 다릅니다. 항진증이란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신진대사가 과활성화되는 상태입니다.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 후 반동으로 체중이 급격히 늘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진증 치료 중에도 적정 칼로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하증과 항진증은 반대 방향의 문제지만, 두 경우 모두 치료가 다이어트보다 먼저입니다.
실제로 몸을 다시 세운 운동법과 생활 관리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기능은 하게 됐지만, 여전히 평균보다 잠이 더 필요했습니다. 피로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엔 운동을 시작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몸이 무겁고 기운이 없는데, 헬스장에 가서 땀을 빼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부담이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특히 치료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먼저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1~3번, 오래 걷는 것부터 시작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금씩 추가해나갔습니다. 처음엔 5~10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본 운동은 20분 내외로만 진행했습니다. 운동 후에도 간단한 정리 운동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미국갑상선학회의 갑상선 환자 운동 가이드에서도 저강도 유산소 운동부터 점진적으로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운동이 갑상선 호르몬 수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적절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갑상선 기능에 해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만성 피로와 우울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도 다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그게 지금은 삶의 작은 버팀목이 됩니다.
부신 피로(adrenal fatigue)라는 개념도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부신 피로란 만성 스트레스나 갑상선 이상 등으로 부신 기능이 저하되어 극심한 피로가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중에는 이 상태가 겹쳐서 오는 경우가 있어서, 갑상선 약만 먹는다고 피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비타민도 적극적으로 챙겨 먹고 있는데, 이 부분이 실제로 도움이 됐습니다.
식이 요법과 운동을 혼자 지속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가정의학과나 내분비내과에서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받고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면서 운동과 식단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의사를 잘 만나는 것도 치료의 일부라는 걸, 20년이 지나서야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단순히 약 하나로 해결되는 병이 아닙니다.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몸 상태를 점검하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을 이어가고, 식사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 그 세 가지가 함께 맞아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먼저 생각하기보다, 먼저 내 몸의 호르몬 균형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