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피곤한 40대 남성… 갱년기 신호 4가지

40대 갱년기 4가지 신호


“좋은 줄만 알았는데…” LDL 낮아도 남성 갱년기 올 수 있다

남편 건강검진 결과에서 LDL 수치가 낮게 나왔을 때, 저는 솔직히 잘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이 지나치게 낮아도 남성 호르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남편의 피로감과 무기력함이 단순한 나이 탓이 아닐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 낮으면 무조건 좋은 줄만 알았습니다

저도 처음엔 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건강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건강 프로그램에서도 늘 그렇게 이야기했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면 줄일수록 좋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왔으니까요. 그래서 남편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LDL 수치가 낮게 나온 걸 보면서 속으로 '이 정도면 관리 잘 되고 있는 거 아닌가' 하고 안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남편이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하고, 주말에도 소파에서 일어나는 게 힘들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회사 스트레스 때문이겠거니 했는데, 그 상태가 몇 달째 이어지니 슬슬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다 건강 관련 글을 찾아보던 중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이란 혈액 속에서 콜레스테롤을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로, 지나치게 높으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지나치게 낮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때 처음 들었습니다.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준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LDL 수치가 72mg/dl 이하로 떨어지면 남성 호르몬 감소 위험이 1.4배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높을 때(147mg/dl 이상)의 위험도인 1.3배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치입니다. 콜레스테롤이 낮을수록 무조건 좋다는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면 몸에 어떤 일이 생기나

이 내용을 접하고 나서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에 대해 좀 더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이란 남성의 고환에서 주로 분비되는 남성 호르몬으로, 근육량 유지, 지방 분해, 성기능, 기억력, 감정 조절에 이르기까지 몸 전반에 관여하는 핵심 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남성의 몸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연료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준호 교수는 남성 호르몬의 평균 수치를 4~6ng/mL로 제시하면서, 3.5ng/mL 이하로 떨어지고 증상이 동반되면 남성 갱년기로 진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남성 갱년기의 대표 증상들을 알고 나서야, 남편이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 성욕 감소 및 발기력 저하: 테스토스테론이 줄면 혈관 확장 기능이 약해져 성기능 전반이 떨어집니다.
  2. 만성 피로와 무기력: 기초대사량이 함께 낮아지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칩니다.
  3. 감정 기복과 우울감: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지고, 이유 없이 가라앉는 기분이 지속됩니다.
  4. 기억력·인지력 저하: 공간 인지능력이 떨어져 자주 가던 길을 헷갈리거나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집니다.
  5. 복부 지방 증가: 테스토스테론이 줄면 내장지방 억제 기능도 함께 약해져 뱃살이 빠르게 불어납니다.

남편의 경우 이 중에서 피로감, 무기력, 감정 기복이 특히 눈에 띄었습니다. 저는 그게 단순한 직장 스트레스나 나이 탓인 줄만 알았는데,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니 뭔가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당사자보다 오히려 곁에 있는 가족이 먼저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는 것, 직접 겪어보니 그 말이 맞았습니다.

남성 호르몬과 LDL의 관계, 어디까지가 적정선인가

그러면 도대체 LDL 콜레스테롤을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맞는 건지, 처음엔 정말 혼란스러웠습니다. 높아도 문제, 낮아도 문제라고 하니 뭘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동안 건강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에서 LDL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는 이야기를 워낙 반복해서 들어왔으니까, 이 연구 결과가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콜레스테롤은 단순히 혈관을 막는 나쁜 물질이 아니라, 세포막을 구성하고 각종 호르몬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Steroid Hormone)이란 부신피질과 생식선에서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합성되는 호르몬 계열을 말하는데, 테스토스테론도 여기에 속합니다. 즉, LDL이 너무 낮으면 테스토스테론을 만들 재료 자체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교수가 발표한 연구는 제41차 대한남성과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해외 학술상을 받은 논문으로,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결과입니다.

한편 대한내분비학회에서도 남성 호르몬 결핍과 대사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발표해오고 있습니다(출처: 대한내분비학회). 단순히 수치 하나만 보고 건강을 판단하기보다 여러 호르몬 수치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방향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 교수 역시 갱년기 의심 증상이 있다면 남성 호르몬 검사와 함께 LDL 콜레스테롤 검사도 병행해서 받아볼 것을 권고했습니다.

저 역시 남편 건강을 챙긴다고 기름진 음식은 아예 식탁에서 없애다시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바꿔도 남편의 피로감이나 무기력함은 나아지지 않았고, 그때 처음으로 '식단만 바꾼다고 되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강은 하나를 줄이면 다 해결된다는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걸 그때 느꼈습니다.

40대 남성이 갱년기를 그냥 넘기면 안 되는 이유

40대 남성들이 피로하고 의욕이 없다고 하면, 주변에서 "그 나이면 다 그래"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당사자도 인정하기 싫고, 주변도 그냥 나이 탓으로 돌리다 보니 정작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사회적으로 아직도 남자는 참고 견뎌야 한다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도 이걸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남성 갱년기는 여성의 갱년기처럼 호르몬이 급격히 떨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이 서서히 감소하면서 나타납니다. 그 속도가 느리다 보니 본인도 언제부터 이상해진 건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저분증 남성 갱년기(Late-Onset Hypogonadism)란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 분비가 점진적으로 줄어 다양한 신체적·심리적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이나 골밀도 저하, 심혈관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나이 드는 것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건강 정보에서도 중년 남성의 호르몬 변화와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증상이 지속된다면 혈액 검사를 통해 남성 호르몬 수치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함께 확인하고, 수치가 기준 이하로 떨어져 있다면 호르몬 보충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호르몬 보충요법이란 부족해진 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해 몸의 균형을 되찾도록 돕는 치료를 말합니다.

결국 건강 관리는 유행처럼 특정 수치 하나만 올리거나 내리려고 애쓰는 것보다, 몸 전체의 균형을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단도, 운동도, 검사도 결국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남편 곁에서 지켜보며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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